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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메아리/테마기획

3월 이달의 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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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했다. 이 말은 계양의 밝은 미래와 맞닿는다. 대한민국 독립의 단초가 됐던 3·1 만세 운동. 1919년 계양 땅에서도 한 맺힌 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게 들불처럼 번진 함성은 국가와 민족을 해방으로 이끌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역사, 계양은 이를 기억하고 기리며 과거를 발판 삼아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시곗바늘을 100여 년 전으로 되돌린다. 때는 바야흐로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독립을 열망하는 거국적인 만세 운동이 일어났다. 나라 잃은 민족의 맹렬한 외침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인천 계양까지 와닿았다. 1919년 3월 24일 오후 2시경. 하루 600여 마리의 소가 주인을 바꾸던 인천 대표 우시장 장기동 ‘황어장터’는 수많은 사람들로 들끓었다. 

 

그때, 한 사내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대한 독립 만세!” 오류리에 사는 독립운동가 심혁성(1888~1958)이었다. 신호탄과도 같던 짧은 외침은 삽시간에 시장 전체로 퍼졌다. 장에 나와 소를 사고팔던 사람들이 일제히 함성을 터트렸다. 나이도, 성별도, 생김새도 제각각이었지만 독립을 향한 마음은 같았다. 

 

“대한 독립 만세! 만세! 만세!” 인천 지역 최대 규모의 만세 운동이 격렬하게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황어장터를 가득 채운 간절한 목소리는 전국적인 만세운동으로 이어졌고, 역사적인 8·15 광복을 맞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 지금도 황어장터 3·1 만세 운동은 동구 창영초등학교와 강화도에서 일어났던 만세운동과 더불어 인천 역사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황어장터 3·1 만세 운동
1919년 3월 24일 오후 2시경, 장기동 황어장터 장날에 모인 600여 명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친 인천 지역 최대 규모 만세 운동


그로부터 85년 뒤인 2004년 광복절. 대한 독립 만세를 목놓아 외쳤던 그때 그 자리에 당시를 기리는 기념탑이 세워졌다. 장기동 고즈넉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한 ‘황어장터3·1만세운동기념탑’이다. 건립 취지문에 쓰여있듯, 계양은 ‘일제에 항거, 목숨을 바쳐 희생한 애국지사 선대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고 후대에, 특히 청소년들에게 나라 사랑하는 마음의 산 교육의
장으로 삼아 민족의식을 고양하고자’ 탑을 세웠다. 

 

 

주변에 함께 조성된 자그마한 광장은 지금까지도 인근 주민들에게 편안한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또한, 광장 한편에 아담한 전시실을 건립해 황어장터 3·1 만세 운동의 역사 자료들을 담아 그날의 소중한 외침을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자리를 옮겨 경인 아라뱃길로 향한다. 

 

 

이곳에서도 계양의 독립운동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기념물을 만날 수 있다. 계양대교 아래,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 역동적인 형태가 시선을 사로잡는 ‘황어상’이다. 이곳에 황어상이 세워진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황어장터의 역사를 되짚어야 한다. 황어장터라는 명칭은 당시 그 일대가 ‘잉어의 산지’로 기명해 이름 붙여졌고, 황어상이 세워진 자리가 그 옛날 장터가 열린 곳이었기에 이를 상징하는 기념물이 들어서게 됐다. 결국, 계양의 독립운동 역사는 황어장터라는 역사적 공간으로 대변되는 셈이다.


황어장터3·1만세운동기념탑 황어로126번길 5(장기동), 2004. 8. 15. 준공

 


2022년 4월 7일. 황어장터3·1만세운동기념탑 바로 옆자리에 건물 하나가 새로 들어섰다. 계양의 독립운동 역사를 모두 담기에는 부족했던 작은 전시실을 허물고, 3층짜리 너른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황어장터3·1만세운동역사·문화센터’로 명명된 이곳은 계양의 만세 운동 정신을 되새기는 교육장 역할과 함께, 구민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1층부터 3층까지, 걸음을 옮기는 순간마다 그날의 긴장과 감동이 동시에 밀려든다. 먼저, 1층은 황어장터 3·1 만세 운동 관련 서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전시기념관과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됐다. 2층은 주민들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강당이 들어섰다. 

 

 

다채로운 문화 강좌가 열리는 3층에는 청소년 동아리실을 비롯해 광복회, 황어장터3·1만세운동유족회 등 보훈단체 사무실도 둥지를 틀고 있다. 앞으로도 계양은 황어장터3·1만세운동역사·문화센터를 3·1운동 정신을 되새기는 공간을 넘어, 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로 활발히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오늘을 있게 한 과거의 찬란한 역사를 기억하고 기리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 그 옛날 백범 김구 선생이 남긴 말처럼, 인천 그리고 계양은 ‘의미심장한 역사 지대’다.


황어장터3·1만세운동역사·문화센터 황어로126번길 5(장기동), ☎032-430-7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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