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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메아리/구민투고

독자투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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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덧띠 무늬 병

글. 박선영(계산동)

 

우리 집 뒤쪽에 박물관이 생겼다. 계양산을 산책하면서 공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박물관은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유물이 있을까?’, ‘가족이 체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을까?’ 등 재미있는 박물관을 상상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력할 때였다. 건물이 완공되더니 시나브로 개관했다. 일 년 뒤 동네 사람들과 박물관을 방문했다. 내가 사는 곳의 역사라는 생각에 즐겁게 구경했다. ‘옛 사진전’을 관람하면서 여기가 지금의 어디인지 상상하며 배경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일 년 뒤 나는 동네 사람들과 박물관에서 놀기로 했다.

 

문화재를 보고 그림을 그리는 활동을 하기 위해 다섯 명이 뭉쳤다. 토요일 9시에 모여 박물관에서 그림을 그리고 계양산을 올라 계양산성을 돌아보기로 했다. 봄 소풍 가는 아이들처럼 모두 설렜다. 모이는 날은 봄이었지만 유독 기온이 낮아서 눈까지 내렸다. 땅이 질퍽하여 등산은 포기하고 박물관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나 빼고 모두 첫 방문이었다. 우선 마음에 드는 유물을 골라 그 앞에서 그림을 그렸다. 숨은 그림찾기처럼 ‘덧띠 무늬 병’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박물관에서 못 본 것 같다. 그림자가 산성을 닮았다. 병의 잘린 부분이 계양산처럼 보이기도 했다. 무엇을 담은 물건이기에 수박처럼 띠를 둘렀을까? 상상해본다.


한 시간 동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유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조용하다. 집수정의 물방울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림을 완성한 후 박물관 카페로 이동했다. 서로의 그림을 공유하고 이야기에 공감했다. ‘계양산성박물관’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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