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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메아리/구민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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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독자투고 위에 ▶ 버튼을 누르면 소리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오디오 재생시 통신망에 따라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3주 동안의 튀르키예 여행을 떠났다. 왜 튀르키예였는지는 모르겠다. ‘형제의 나라’니까, 한국인을 좋아하니까, 그래서 살갑게 대해주는 곳이니까 그랬을까? 현지에 도착해서 안 사실이지만, 사실 튀르키예에게 ‘형제의 나라’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었다. 일본은 훨씬 옛날부터 그랬고, 튀르키예와 가까운 아제르바이잔, 조지아를 비롯한 아랍 국가 거의 전부가 형제의 나라라 불리고 있었다. 내가 묵은 호텔 주인은 나를 “형제의 나라에서 왔네요!”라며 환영했는데, 그 뒤로 오는 모든 방문객 에게도 같은 인사를 건넸다. 여행하는 동안 환상은 점점 깨졌다. 튀르키예인들은 ‘형제의 나라’가 너무..
3월 독자투고 위에 ▶ 버튼을 누르면 소리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오디오 재생시 통신망에 따라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자주 만나는 선배를 승용차로 태우러 갔더니 “어떻게 이쪽으로 왔어?”라고 묻는다. 나는 대뜸 “우리 집 앞 골목길이 달라졌어요”라고 말했다. 이상한 듯 선배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데···?” 나는 면박을 주듯 “같은 지역에 살면서 모르시는군요. 골목길을 확장하고 포장도 해서 우리 동네가 얼마나 편리하고 좋아졌다고요. 이제는 좁고 어둑했던 예전 골목이 아니에요. 하늘에서 내려온 별 그림과 아름다운 조명으로 도로가 환해졌다니까요.” 나는 20년 넘게 효성동에 살고 있다. 사실, 이사 오기 전부터 효성동 골목길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워낙 오래된 원도심이기도 했거니와 이사..
2월 독자투고 위에 ▶ 버튼을 누르면 소리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오디오 재생시 통신망에 따라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계양구에는 오르기 좋은 산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천에서 제일 큰 산이자, 인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계양산이 있지요. 또, 계양산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인천 사람들이 많이 오르는 산인 천마산도 있습니다. 주말이면 계양산을 찾지만, 평일 아침에는 가까운 천마산을 가곤 합니다. 등산을 하면 사계절 변화하는 산의 모습에 시간의 흐름과 자연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매번 등산을 해도 같은 풍경은 아닙니다. 어느 날에는 낙엽이 지고, 어떤 날에는 푸르르고, 또 어느 때는 하얗게 눈이 내려앉은 설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매력적인 산을 오르고 정상에서 제가 살고 있는 계양구를 바라..
독자투고 #2 위에 ▶ 버튼을 누르면 소리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오디오 재생시 통신망에 따라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내 눈에 덧띠 무늬 병 글. 박선영(계산동) 우리 집 뒤쪽에 박물관이 생겼다. 계양산을 산책하면서 공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박물관은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유물이 있을까?’, ‘가족이 체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을까?’ 등 재미있는 박물관을 상상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력할 때였다. 건물이 완공되더니 시나브로 개관했다. 일 년 뒤 동네 사람들과 박물관을 방문했다. 내가 사는 곳의 역사라는 생각에 즐겁게 구경했다. ‘옛 사진전’을 관람하면서 여기가 지금의 어디인지 상상하며 배경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일 년 뒤 나는 동네 사람들과 ..
독자투고 #1 위에 ▶ 버튼을 누르면 소리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오디오 재생시 통신망에 따라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커피값 2천 원 글. 김나연(작전동) 안녕하세요, 저는 계양구 어딘가의 카페 매니저입니다. 저희 매장에 자주 오시는 할아버지가 계신데, 오실 때마다 직원들 수대로 커피값을 주십니다. 정중히 거절해도 한사코 쥐여주셔서 괜히 마음이 불편했던 저는 커피값을 모으게 됐습니다. 언젠가부터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하나둘 본인의 몫을 건네주기 시작했습니다. ‘내 행동에 혹시 눈치를 보는 걸까’ 염려되어 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모두 일말의 탐조차 보이지 않아 모인 돈이 여러 개의 마음으로 보였습니다.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 궁리 끝에 ‘커피값’을 진정 필요로 하는 곳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12월호 메아리톡: 계양 사랑/텅 빈 집 위에 ▶ 버튼을 누르면 소리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오디오 재생시 통신망에 따라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계양에서 살게 된 지 벌써 13년 차가 됐습니다. 처음, 계양산을 보고 그 말의 유래를 찾아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계수나무와 회양목이 자생하는 곳, 계수나무가 많아 계양산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경인교육대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두 칸짜리 방에서 알콩달콩 살았습니다. 공항으로 출퇴근하면서 어렵사리 살림을 이어갔습니다. 2010년 10월 5일, 아들은 엄마 선물이라며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안고 들어 왔습니다. 초롱초롱한 눈과 브이자 턱선이 너무 예뻐 ‘순이’라 이름 짓고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그렇게 순이는 열두 살이 됐고, 아들은 멀리 지방으로 내려가 단출한 집에는 적막..